20대 또래 여성 토막 살인을 저지르고 사체를 유기한 정유정의 신상이 공개됐는데요 "살인을 해보고 싶었다"라는 충격적인 살해 동기를 그대로 믿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있습니다.
정유정은 범행 3개월 전부터 '시신 없는 살인'을 검색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시신 없는 살인'은 지난 2010년 부산에서 실제 일어난 사건으로 당시 범인 손예연이 노숙자 쉼터에서 20대 여성을 유치원 교사를 시켜주겠다고 꾀어 독극물로 살해한 뒤 곧바로 시신을 화장하고 자기 자신이 사망한 것으로 동사무소에 신고한 후 자신의 사망보험금을 타려고 했던 사건입니다.
정유정이 피해자를 과외 앱을 통해 찾았다라는 사실도 밝혀졌는데요 경찰은 실제 명문대 학생은 피해자를 동경의 대상으로 보고 그 신분을 훔치기 위해 범행했을 가능성도 조사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유사한 사건이 2014년 일본 도쿄에서 있었는데요 컨테이너 창고에서 이 사건의 피해자 오카다의 사체가 발견되면서 살해한 동창의 여권으로 신분 도용을 하고 중국으로 달아났던 피해자의 초등학교 동창이 체포되었으며 당시 살인범의 엽기성 이외에도 영화로도 제작된 바 있는 일본 작가 미야베 미유키의 '화차'와 유사한 상황이 실제로 벌어져 일본 열도를 충격에 빠뜨렸습니다.
정유정이 직접 밝힌 살해 동기나 살해 후 시신을 심하게 훼손하여 유기한 점, 잔혹함에 비해 지나치게 태연한 점을 들어 사이코패스가 아니냐 라는 분석도 있는데요 다만 그저 사이코패스라고 보기엔 복잡하고 모순된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고 하며 행통패턴을 보면 지난 2017년 인천 동춘동에서 17세 여학생이 9살 아이를 살해하고 유기했던 유괴, 살인 사건과 비슷한 점이 발견됩니다.
당시 가해자 김 양은 범행 전에 '살인', '엽기'라는 단어를 검색한 기록이 발견되었으며 담당형사에 따르면 "김 양이 살인이나 엽기와 관련한 매체에 심취해 있어서, 그런 걸 실현하기 위해 범행을 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고 했으며 김 양이 보았던 드라마나 소설에는 시신을 훼손하고나 현장을 치우는 내용도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또한 김 양은 범행 몇 일 전부터 근처 공원에 앉아 매일같이 아이들을 지켜보며 범행 대상을 골랐다고 합니다.
정유정이 피 묻은 가방을 들고 택시에 탔다가 기사가 신고해 붙잡힌 것을 두고 사이코패스가 이렇게 허술할 수 있는 것인가 라는 의문도 있는데요 한편으로는 범죄 수사 프로그램이나 인터넷 검색으로 미리 얻은 정보로 미리 흉기를 준비해 피해자에게 접근하는 등 범행을 치밀하게 준비했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마트에서 세제와 비닐봉지 등을 구입하고 집으로 돌아가 여행용 가방 등 시신 유기에 필요한 모습을 챙기며 동선을 노출하기도 하는 등 치밀한 듯 보이지만 허술한 행동을 볼때 아직 어떤 유형이라고 단정짓기는 어렵다는 분석입니다.
부산 토박이 정유정은 만덕중학교와 경혜여자고등학교를 졸업 후 줄곧 직업이 없었다고 하고 사회적 관계가 단절된 채로 은둔형 외톨이로 고립된 생활을 해 온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정유정과 동거했던 할아버지에 의하면 정유정이 최근까지 공무원 시험준비를 해 왔고 경찰에서도 '영어를 잘하고 싶었다'라고 진술한 점을 들어 은둔생활을 하면서도 본인에 대한 불만, 컴플렉스 등이 이 같은 범행의 한 원인이 아닐까 추측하고 있습니다.
정유정이 은둔형 외톨이 였다는 사실은 휴대전화 통화내역을 통해서도 드러났는데 경찰에 의하면 다른 사람과 연락을 주고 받은게 사실상 없고 20대 또래라면 많이 있어야 할 친구 이름이 휴대전화에 하나도 저장되어 있지 않은 점 등을 들어 사외와 교류가 전혀 없이 완전히 단절된 생활을 한 것으로 짐작해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정유정의 고등학교 동창이라고 주장하는 한 여성은 정유정이 친구들과 못 어울리며 이상한 아이였다고 회고했는데요 처음에는 내성적이고 목소리가 작아서 착한애인줄 알았는데 말없고 멍하니 사회성이 떨어진다는 생각을 했었다고 합니다.
정유정은 자신의 현실과 자신이 바라는 모습의 차이를 불만스럽게 여기고 이걸 뒤집기 위해 영어를 잘하는 명문대 생을 골라 살해한 뒤 피해자의 신분을 도용해 명문대 생을 사칭하려는 의도가 있을 것이라는 추측인데요 과거 1991년 유치원 생 곽재은 어린이 유괴사건의 범인 홍순영의 범행 행각과도 닮아 있다는 분석입니다. 당시 고등학교 졸업 후 직업이 없던 홍순영은 숙명여대를 졸업한 방송국 기자를 사칭하면서 거짓이 탈로 날 상황이 되자 돈으로 무마하기 위해 아이를 유괴, 살해했습니다.
아직 구체적인 범행동기에 대해서는 많은 경찰조사가 필요하겠지만 오랫동안 사회와 단절된 삶을 살았던 정유정, 현재의 못마땅한 자신을 명문대 생의 인생과 바꾸고 싶은 욕심, 범죄스릴러물에 대한 탐닉 같은 것들이 종합적으로 작용해서 이 같이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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