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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ife

청년 전세 포비아(phobia) - 목돈 마련이 어려워진다

by Quick Picker 2023. 4. 23.

최근 전세 사기와 깡통 전세로 인한 대규모 피해가 발생하면서 세입자들이 불안해 하고 있는데요, 이러한 문제는 사회초년생이나 신혼부부들이 주로 거주하는 빌라나 오피스텔에 그 피해가 집중되면서 경제적 기반이 아직 마련되지 않은 이들의 앞날을 어둡게 하고 있습니다.

 

최근 빌라왕 남모씨에게 전세 사기를 당해 모든 자산을 잃고 자살한 세입자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빌라나 오피스텔 세입자들은 집주인의 보증금 미반환에 대한 우려로 인해 '전세 포비아(phobia)'를 느끼고 있으며 각종 커뮤너티에 전세 사기 예방법과 대처방안에 대한 많은 글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또한 선량한 집주인들도 잠재적 사기꾼 취급을 당하고 있어 참 난감한 상황이 아닐수 없는데요.

 

서울 부동산 정보광장에 따르면, 2023년 1분기 서울 빌라(다세대, 연립포함) 전,월세 거래량은 2만 7617건으로 집계되었는데요, 이중 전세 거래량은 1만 4903건으로 전체 거래의 54%를 차지하고 있으며, 전세 비중은 2011년 이후 가장 적은 비율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노원구에서 빌라 전세 비중이 가장 낮은것으로 나타났는데요, 노원구는 1분기 빌라 전, 월세 거래량이 424건으로 집계되었는데 반해 전세 거래는 불과 179건이었다고 하네요. 종로구, 강남구, 송파구, 서대문구, 관악구, 중구, 서초구 등에서도 전세거래 비중이 50%를 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되었다고 하니 전세 포비아의 공포가 얼마나 심한지 짐작할 수 있겠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지난해 말부터 대규모 전세 사기가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더 악화되었는데요 인천 미추홀구, 서울 강서구 화곡동 일대에서 수천 명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면서 전세 포비아가 확산되었고, 이에 맞서 많은 세입자들이 전세 대신 월세나 준 전세를 선택하는 분위기라고 합니다.

 

인천 부평구의 한 오피스텔에 거주하는 A씨(28세)는 현재 보증금 500만원 월세 65만원에 살고 있는데, 과거 한 빌라 전세집에서 대출받은 보증금 6500만원 전액을 날릴 뻔 했던 이후 월세로만 계약하고 있다고 합니다. A씨의 경우 전세계약기간 중 집주인이 법인으로 전환하였고 법인 측에서는 법인이 세금을 체납하여 보증금을 돌려 줄 수 없다고 나왔는데, 결국 주택도시보증공사(HUG)를 찾아서 사정한 끝에 겨우 보증금을 돌려 받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전세사기 - 등기부등본
최근 전세계약에 부모나 전문가가 동행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또 직장인 B씨는 인천 미추홀구에 전세집을 마련하면서 전세보증금 7000만원 전액을 대출받았는데, 자신이 사는 집이 경매로 넘어갔다는 통지를 뒤늦게 받고 이 집이 '건축왕' 남 모씨(61세) 소유의 주택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하네요. B씨는 보증금을 날릴까봐 잠도 제대로 못자고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하네요.

 

집주인의 고의가 없더라도 최근 집 값 하락으로 인해 깡통 주택이 늘고 있으므로 세입자가 피해를 볼 확율이 높아진 것도 문제로 지적되는데요, 전세계약 만기를 앞두고 집주인에게 전세보증금 반환 요청을 한 새내기 직장인 A씨는 집주인으로부터 몇달 만 더 살아주면 안되겠냐는 요청을 들어 불안한 상황이라고 하면서 혹시라도 전세금반환이 어려워질 경우를 대비하여 인터넷 커뮤니티등에 조언을 요청하고 있다고 하네요.

 

임대인의 처지도 어렵기는 매 한가지인데요, 모두 빌라 전세를 기피하는 분위기라 새로 임차인을 구해야 하는 집주인 입장에서는 예비세입자에게 자신이 잠재적 사기꾼으로 비춰지는 느낌이고 자신의 소득과 재정상태가 건실하다는 증명까지 해서 세입자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 당황스럽다고 합니다.

 

전세는 세계에서 유일 무이한 우리나라만의 제도로 사회초년생들의 내집마련을 위한 종자돈 형성에 아주 큰 기여를 해 왔다는 평가를 받는데요, 코로나 펜데믹 이전까지 낮은 이자율 덕분에 전세보증금 전액을 대출 받아도 다달이 월세를 내는 것 보다는 부담이 적었던 것이 사실 입니다. 하지만 광범위한 전세 사기 사건들로 불안을 느낀 청년 세입자들이 전세 보다 월세를 택하면서 이들의 목돈마련은 사실상 더 어려워 지고 결국 경제적으로 안정되는 시기도 뒤로 밀릴 수 밖에 없습니다.

 

부동산 계약 경험이 적은 이들 청년들이 최근 경험많은 기성세대나 전문가들에게 조언을 구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는데요 전세계약 시에 부모님이나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를 동반한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하니 전세 사기에 대한 공포가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전세를 구할 때 근저당이 설정되어 있는지 반드시 확인하고 매매가 대비 전세가가 50%~60% 정도인 매물을 골라야 한다면서 여러 부동산을 돌아보고 시세를 확인한 후 결정할 것을 권하며 계약 시 집주인 얼굴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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