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주한 미군 기지에서 공원으로 재탄생한 '용산 어린이 정원' 개방 행사가 어제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는데요 윤대통령은 어린이들과 함께 첫 입장을 했다. 이 지역은 1904년 한일의정서 체결 이후 일본군이 주둔한 지역으로, 광복 이후 미군 기지로 활용된 지 약 120년 만에 일반인에게 개방된 곳이며 이 공원 앞에는 대통령실 청사가 위치하고 있습니다.
용산공원 개방은 윤 대통령이 당선자 신분이던 지난해 3월 공개한 대표 공약으로서, 어린이날과 윤 대통령의 취임 1주년을 맞아 이뤄졌는데요 축사에서 윤 대통령은 "청와대를 국민 품에 돌려드리고, 이곳으로 대통령실을 옮겨온 취임 당시의 그 마음을 다시 새기게 된다"라고 밝힌 적이 있습니다.
윤 대통령은 "용산 기지는 20세기 초 일본이 강제 수용한 뒤에 120년 동안 외국군의 주둔지였고, 우리 국민이 드나들 수 없는 곳이었다"며 "20년 전 한미가 기지 이전을 합의했지만, (기지) 반환 속도가 매우 더뎠다"고 언급했는데요 그러나 작년 5월 대통령실이 이전하면서 반환 속도가 빨라졌다는 것을 언급하며, 어린이를 위한 정원으로 탈바꿈한 것을 자랑스러워했다고 합니다.
윤 대통령은 "우리나라에는 미래의 꿈나무인 어린이들이 마음껏 뛸 수 있는 그런 넓은 잔디밭 하나 제대로 없다"며 "그래서 이곳 넓은 잔디밭과 주변 시설을 어린이를 위한 공원으로 조성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는데요 또한 "어린이들이 건강하고 즐겁고 행복한 공간이 되도록 계속 가꿔나가겠다"며 "미래의 꿈나무인 어린이들을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라고 약속했습니다.
한편 어린이정원 개방을 두고 찬반 의견이 갈라지고 있는데요 용산 어린이 공원 인근에서는 임시개방 반대 및 규탄 집회와 기자회견도 열렸습니다.
녹색연합과 온전한 생태평화공원조성을 위한 용산시민회의는 "해당 부지는 환경부의 환경조사 및 위해성평가 결과 석유계총탄화수소(TPH), 납, 비소, 수은, 크실렌 등 발암물질과 독성물질이 공원으로서의 기준을 크게 초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오염정화는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토양환경보전법 상 공원이 들어설 수 없는 곳이지만 정부는 흙과 잔디로 덮은 채 어린이와 시민들에게 정원으로 개방한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대통령실에서는 기존 토양과의 차단을 위해 약 15cm두께의 흙으로 덮거나 잔디를 심는 등 추가 안전조치를 취했다는 입장이지만 2022년 오염토양 위해성 평가 용역 결과는 공개할 수 없다고 했는데 그 이유로 미군의 오염정화 책임과 관련 아직 후속 협상 중임을 내세웠습니다. 그리고 독성 물질 등 발암물질 수치가 높은 곳은 이번 개방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기자들에게 설명했다고 하네요.
이 공원 한쪽에는 드래곤힐 호텔 인근 철조망 너머로 아직 반환되지 않은 미군 기지가 살짝 보이는데요, 기지와 연결되어 있어 전봇대와 전선 등이 지나고 있어 어린이공원의 경관을 해치고 있는 점은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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