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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ife

술이 1급 발암물질? 한 중 일 음주 비교

by Quick Picker 2023. 3. 20.

 

술이 세계보건기구 (WHO)에서 지정한 1군 발암물질이라고 하는데, 딱 한 잔도 위험한 것인지, 우리가 정말 일본 중국보다 많이 마시는지 한 중 일 비교를 통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한국의 음주문화

 

다른나라와 비교해 볼 때 우리나라는 경제규모나 소득 수준에 비해 음주를 규제하는 법률 및 사회적 장치들이 매우 약하고요, 술을 24시간 어디서든 살 수 있고 공공장소 대부분에서 아무런 제재 없이 마실 수 있지요. 서구 선진국들 혹은 우리보다 경제규모나 소득 수준이 낮은 태국 같은 동남아시아 일부 국가에서도 술을 파는 곳이나 파는 시간에 규제를 하는 것을 볼 때 한국은 음주에 대한 규제가 거의 없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또한 한국인 대부분이 어려서부터 드라마나 각종 방송매체를 통해 음주 장면에 무분별하게 노출되고 있고요, 지금은 약간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대학가의 술 문화, 술을 곁들인 직장 회식문화, 음주를 놀이로 보는 원샷 문화 등등으로 많은 수의 한국인들이 술에 대해 전체적으로 관대하다는 평가가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한국인들이 세계적인 주당이라는 인식이 실제 조사와 일치할까요? 제가 궁금해서 세계보건기구 보고서를 훓어봤는데요. 흥미롭게도 한 중 일 3개 나라의 음주 관련 내용이 있어서 여기 소개해 봅니다. 

 

맥주보다 소주

 

먼저 15세 이상 한국인은 맥주에 비해 소주를 월등히 많이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마 대부분 소맥을 드시는 것을 감안한다면 실제 맥주만 마시는 비율은 더 줄어들 수도 있을 것 같네요. 위스키는 7퍼센트, 와인은 2퍼센트로 소주 맥주에 비하면 거의 소비량이 없습니다.

 

전체 소비량 중에서 한국 남성은 일인 당 1년에 16.7리터를, 여성은 3.9리터를 마셨는데, 이게 순수 알콜 기준이니까 소주 평균 도수를 16.9도라고 보면 대략 얼마만큼 마시는지 알 수 있겠습니다. 여성의 음주량이 아직은 남성에 크게 못 미치는데요, 6년 전과 비교하면 남성과 여성 음주량 모두 소폭 증가했습니다. 이 통계는 15세 이상 전체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것이니 실제 음주인구만 고려한다면 남성 여성 각각 21.7리터 7.6리터를 마시는 것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이 같은 음주습관으로 인해 간경변이나 암 등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많고요, 특히나 암은 인구 10만명당 남성 204명, 여성 91명으로 사망률이 상당히 높네요. 자동차 음주사고로 인한 사망도 10만 명당 남성 16명, 여성 5명으로 심각한 수준이고 사고 시에 선의의 피해자가 사망하는 경우까지 발생하는 것을 고려하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해 보입니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가 파악한 바에 의하면 한국은 아직까지 음주규제에 대한 정책이나 대책이 없다고 하네요.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술을 사거나 주문할 수 있고요,  모두 잘 알고 계시듯이 언제 어디서나 전혀 규제 없이 필요한 만큼 살 수 있습니다. 혈중 알코올농도 0.03퍼센트까지는 음주운전으로 처벌받지 않고요, 2021년 국민건강증진법이 일부 개정되면서 주류광고 제한 조항이 신설되었지만 여전히 제한적인 수준이라 주류회사의 공격적인 마케팅 속도를 따라가기에는 아직 미흡한 실정입니다. 

 

이 조사 내용으로만 보면 한국은 음주를 위한 완벽한 조건이 갖춰진 나라인 듯 합니다.

 

그럼 우리와 가까운 일본과 중국은 어떨까요?

 

일본의 음주문화 

 

일본은 위스키를 제일 많이 마시고 사케도 많이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삿포로, 아사히 등 맥주가 유명한 것에 비해 맥주 소비량이 낮게 나오는 것이 흥미롭네요. 

15세 이상 전체인구에서 일인당 음주량도 한국보다 적어서, 연간 남성 13.5리터, 여성 2.9리터를 마셨네요. 다만 6년 전에 비해 일본 남성의 음주량이 많이 늘었는데, 30년 넘게 침체되어 있는 일본 경제가 한 원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일본은 부럽게도 음주로 인한 사망자 비율이 한국보다 낮은데요, 인구 10만 명당 남성 187명, 여성 101명이 음주 때문에 암으로 사망한다고 합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일본 여성 사망률이 한국여성보다 높다는 점인데요, 한국여성 음주량이 더 많음을 감안할 때 그 이유가 궁금해집니다.

 

우리와는 다르게 일본은 WHO에서 파악하고 있는 음주규제 정책이 있고요, 술은 20세부터 구매하거나 소비할 수 있습니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거의 시간제한 없이 여러 장소에서 술을 사서 마실 수 있고요. 음주운전 관련 혈중 알코올 농도도 0.03으로 우리와 같습니다. 음주광고 규제관련하여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술 광고에는 경고 문구를 반드시 표시하도록 법으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음주문화 - 여기서 반전

 

마지막으로 우리의 최대 교역상대국, 중국은 어떨까요?

중국은 현재 알콜성 간 질환 환자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고 수도 베이징에 베이징 302 병원이라는 알콜성 간질환 전문 병원이 매년 4만 명의 새 환자를 받을 정도라고 하며 과거 10년 사이 알콜성 간 질환 환자가 두배로 늘 정도로 음주로 인한 질병이 중국인 건강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고 합니다. 병원을 찾는 98퍼센트가 남성이라고 하네요.

Alcoholic liver disease (ALD) patients treated in each year 2002–2013 at Beijing 302
Hospital, and the ratio of ALD cases to all liver disease patients
베이징 302병원에서 치료한 알콜성 간질환 환자 추이

중국은 위스키 소비량이 한국, 일본에 비해 현저하게 높고요, 맥주 소비량은 위스키 소비량의 절반 이하입니다. 

일인당 음주량은 남성 여성 할 것 없이 모두 한국, 일본보다 현저히 낮은데요. 남성 11.7리터, 여성 2.5리터를 소비한다고 합니다.

앞서 언급한 대로 중국의 알콜성 간질환, 암에 의한 사망률이 상당히 높은데, 특히 10만명당 남성 248명, 여성 119명이 음주로 인해 암으로 사망한다고 합니다. 주류 소비량 대비 알콜성 간 질환 환자 발생율 및 사망율이 한국, 일본보다 높은 것이 좀 아이러니하네요.

 

음주로 인한 중국의 교통사고 사망자 비율은 예상대로 매우 높아서 인구 10만 명당 남성 30명, 여성 14명이나 되네요. 중국의 음주운전 관련 혈중 알코올농도가 한국이나 일본보다 낮은 0.02퍼센트라고 하니 음주운전 사망사고를 막기 위해 필사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중국은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음주규제정책이 없고요, 술을 사거나 마실 수 있는 최소 연령자체 기준이 없어서 남녀노소 누구나 음주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 있고요, 한국이나 일본처럼 시간에 관계없이 술을 살 수 있어서 최적의 음주환경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역시 예상대로 음주광고규제에 법적구속력이 없고, 음주로 인한 건강문제에 대한 경고표식도 의무가 아닙니다.

 

결론

참 길게 썼는데요, 우리나라도 이제 경제규모에 걸맞은 음주 문화를 만들어 나가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주류광고도 제한이 필요해 보이고요, 담배에 적용되는 경고문구나 섬뜩한 사진들도 술병에 부착해야 할 때인 듯싶습니다. 

 

딱 한잔 정도는 괜찮겠지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서 술은 석면과 같은 발암물질이다 (석면주)라고 생각을 하면서 근처에도 가지 말아야겠습니다.

 

WHO의 Global status report on alcohol and health_2018 참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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