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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ife

2023년 라마단 시작 - 가장 금식시간이 긴 나라는?

by Quick Picker 2023. 3. 21.

한국기준으로 3월 22일 라마단이 (Ramadan / رمضان) 이 시작되었는데요. 이 기간 동안 이슬람을 믿는 무슬림들이 낮엔 굶고 밤엔 먹는다라고 한국에 많이 알려져 있지요. 라마단은 무슬림들에게는 성스러운 종교행사인데 1400년 전 이슬람교 선지자 무함마드가 신으로부터 쿠란 (Quran)을 받은 날이기도 합니다.

 

이 기간동안기간 동안 낮 동안 금식을 하면서 신에 대한 믿음을 더 굳건히 하고 기도를 더 하고, 가난한 사람들의 굶주림을 체험해 보는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금식 기간 동안에는 물을 포함한 음식 일체가 금지되고 성관계도 해서는 안된다고 하니 흥미롭지요.

 

이슬람 세계에서는 한달이 29일 혹은 30일인 태음력을 사용하기 때문에 우리가 사용하는 일반달력과 비교하여 매년 그 시기가 며칠 정도 앞당겨지고, 금식도 새 달 (new moon) 이 나오는 날에 시작되므로 지역마다 차이가 있습니다. 우리의 음력설이나 음력 생일이 매년 달라지는 것과 같은 이유이지요.

 

그래서 이슬람인구가 많은 나라에서는 라마단을 몇일 앞두고 "라마단 금식 (Fasting)"과 "이프타르 (Iftar)"가 실시간 검색어 목록에 올라 한 달 동안 내려가지 않는 것을 볼 수 있죠.

 

라마단 기간동안 무슬림들이 가장 알고 싶어 하는 것은 하루 중 몇 시 몇 분에 금식이 끝나고 이프타르, 즉 금식 후에 먹는 첫 번째 식사를 할 수 있느냐는 것인데요. 하루를 꼬박 굶으면서 일을 하면서 이 시간이 기다려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 될 텐데요, 이 시간도 달의 움직임과 관련이 있어 그날그날 다르고 지역마다 다르게 됩니다. 요즘은 스마트폰 앱이나 이슬람파인더 같은 곳에서 제공되는 정보가 있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낮이 긴 나라일 수록 금식기간이 길어진다는 사실인데, 그럼 이번 라마단 기간 동안 가장 금식을 오래 해야 하는 나라들과 그깟 금식쯤은 식은 죽 먹기인 나라들을 알아볼까요?

 

일단 남반구에 위치한 칠레, 뉴질랜드는 평균 12시간동안 금식을 해야 하고, 아이슬란드나 그린란드 같은 북반구 꼭대기에 있는 나라들은 금식시간이 17시간 이상이 된다고 하네요. 그린란드에 무슬림 이민자가 많지 않은 이유가 이것 때문인 것은 아니겠죠? 

 

그나마 공평한 것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북반구 무슬림들의 라마단 금식기간이 2031년까지 매년 줄어들고, 반대로 인도네시아 등 적도 부근의 무슬림들의 금식시간은 늘어난다는 점이네요.

 

그럼 이번 라마단 기간 중 한국의 평균 금식시간은 얼마나 될까요? 라마단 첫 날 수후르 (Sahūr/سحور) 즉, 이른 새벽에 먹는 식사는 오전 5시 4분, 이프타르 (Iftar/افطار)는 오후 6시 47분이며 평균 14시간 금식을 하게 됩니다.

 

아래는 주요 나라별 평균 금식시간과 이프타르, 즉 금식 후 첫 저녁식사 시간입니다.

 

- 영국 런던 - 약 16.5시간 금식, 이프타르는 저녁 7시 55분

- 뉴욕 미국 - 약 14.5시간 금식, 이프타르는 저녁 7시 15분

- 두바이 아랍에미레이트 - 약 14시간 금식, 이프타르는 저녁 6시 40분

- 자카르타 인도네시아 - 약 13시간 금식, 이프타르는 저녁 5시 45분

- 호주 캔버라 - 금식시간 약 12시간, 이프타르는 저녁 7시 12분

 

짧은 금식시간으로는 호주가 최선이네요^^

 

금식시간이 긴 만큼 이프타르 시간이 되면 칼로리 높은 음식들을 폭식하는 무슬림들을 많이 볼 수 있는데요, 결국 이런 생활패턴이 건강에도 해롭고 본래의 라마단 의미와도 매우 다르지만 때를 놓치지 않고 배고픈 사람들의 심리를 교묘히 파고드는 상업광고의 영향으로 향후에도 폭식과 비만 트렌드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이 됩니다.

Ramadan Iftar 라마단 이프타르 식단
모범(?)적인 이프타르 식단

그렇다고 무슬림 전체가 다 금식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닌데요, 기력이 쇠한 노인이나 영양분이 필요한 성장기의 어린이들이 일부, 혹은 전체 금식이 면제되는 경우가 있고, 환자나 임산부 등도 금식에 무리가 되는 경우는 면제해 준다고 하니 나름 합리적인 것 같네요.

 

위에서 라마단에 대해 조금 알아보았는데요, 비단 이슬람교뿐만이 아니라 현대 기독교, 불교, 힌두교의 종교행사나 절기에서도 본래의 의미에서 많이 벗어나 형식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짙어지는 것은 세계 공통적인 현상인 듯싶습니다.

 

이따가 퇴근 후에 이태원 모스크 옆에서 샤슬릭에 한 잔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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