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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utter Circle

파키스탄 압사사고 - 왜 되풀이 되나

by Quick Picker 2023. 4. 1.

파키스탄 카라치의 한 회사 내에서 어제 (3월 31일) 비극적인 압사사고가 발생해 밀가루 배급을 받으러 온 여성이 최소 12명 사망했다고 하네요.

카라치 압사사고에서 어지러이 널부러진 신발들
이태원 참사가 생각나는 카라치 압사사고 현장 - 터키의 한 방송 캡쳐

현지 매체인 Dawn에 의하면 이들 여성들은 이슬람의 성스러운 달인 라마잔 (Ramazan) 을 맞아 회사에서 마련한 자선행사 (Zakat)에 참여한 직원 가족들로 배급 중에 서로 먼저 지급을 받으려다 혼잡한 구간에서 일부가 넘어지면서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합니다. 

 

수사 중인 경찰에 의하면, 이 행사에는 약 400명의 여성들이 참석했고 행사 직원들은 인파가 더 몰릴 것을 우려하여 문을 폐쇄하였으며, 시설 내에 인원 통제를 위한 바리케이드나 어떠한 사전 준비도 없었고 현지 경찰에 협조 요청도 하지 않았다고 덧 붙였습니다. 보고에 따르면 이 회사 소유주는 당일 현장에 없었다고 합니다.

 

경찰은 행사관련 직원 7명을 이미 구속하였고 이 회사 대표인 Zulfiqar 씨도 곧 체포할 예정이라고 하네요. 대규모 행사, 특히나 식량분배와 같은 행사일 경우 주최자가 경찰에게 반드시 사전에 알릴 의무가 있다는 것인데요, 주지사는 이번 사고로 희생된 사람들의 유가족에게는 50만 루피 (약 230만 원), 부상자들에게는 각 10만 루피 (약 46만 원)의 위로금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파키스탄에서는 코로나 바이러스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등의 영향으로 물가상승률이 30%에 달하면서, 50년만의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서민들의 고통을 일부 덜어주고자 밀가루를 배급하는 행사가 전국 각지에서 시행되었는데, 행사 주최자들의 부주의와 관련 기관의 무관심으로 수천 포의 밀가루가 약탈되거나 대량으로 압사당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최근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과 관련한 인프라 투자로 대외부채 증가 등 경제난에 시달려 왔으며 화폐가치 하락과 국제통화기금(IMF)와 합의한 보조금 삭감으로 물가가 급격히 올랐는데, 밀가루 가격은 작년 기준으로 45% 상승한 상태라고 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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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mazan: 라마단과 같은 의미로 중동지역을 제외한 이슬람 권에서 주로 통용

 

Zakat: 이슬람교의 주요한 사회복지 제도 중 하나로 모든 성인 무슬림들이 연간 소득의 2.5%를 기부하여 가난한 사람들에게 지원하는 것을 의미. 부자층의 부를 재 분배하여 사회의 불평등을 해소하고 사회 안전망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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